휴먼자산운용이 올해 초 프리IPO펀드를 잇따라 설정한 데 이어 최근 부동산펀드 라인업 확대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 관련 딜들이 다음달 말까지 모두 완료될 것으로 예상돼 운용자산 규모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휴먼자산운용은 최근 설정액 110억원 규모 '휴먼레인보우블루시흥은계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을 설정했다. 이 펀드는 시흥 은계지구에 위치한 상업시설 개발사업에 중순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실행하는 펀드다.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는 KB증권이 담당했다.
휴먼자산운용은 이번 '휴먼레인보우블루시흥은계'를 시작으로 부동산펀드 라인업을 잇따라 확충할 계획이다. 먼저 이번달 안으로 부동산PF펀드를 추가 출시한다. 이 펀드는 국내 주거시설 개발사업에 PF대출금 일부를 제공하는 펀드로 약 40억원 규모로 설정될 예정이다. PBS는 한국투자증권이 담당하고 판매는 KB증권이 맡는다.
이어 국내 호텔 리빌딩사업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 설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단계로 다음달 중순까지 구체적인 조건이 확정되면 펀드 설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해당 딜에는 해외투자자가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또 비슷한 시기 국내 상업시설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또 다른 부동산PF펀드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휴먼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프리IPO펀드를 시작으로 부동산펀드까지 운용반경을 넓히며 사세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4월 국내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휴먼레인보우블랙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호'를 내놨고 이어 지난달에는 해외 비상장사 투자 목적의 국내 PEF에 재간접 투자하는 '휴먼레인보우블랙기업성장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을 설정했다.
휴먼자산운용은 최근 수익성이 우수한 대체자산 투자에 초점을 맞춰 관련 펀드를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부동산 딜 소싱은 최철호 휴먼자산운용 대표가 직접 담당하고 있다. 최 대표는 DGB대구은행과 메리츠종금증권에서 근무하며 대체투자 관련 딜 경험을 쌓았고 휴먼자산운용 대표 취임 이후에는 대체투자 전문 하우스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장기적으로 IB 인력 충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휴먼자산운용 관계자는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 수익성이 하락하며 하우스 내부적으로 대체자산 투자를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라며 "IB 분야 수익성이 양호하고 매칭을 원하는 딜 물량도 꽤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소싱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의 100% 자회사인 부동산신탁사 ‘대신자산신탁’이 부동산 신탁업에 진출한 최초 증권사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대신증권은 이번 인가로 시공을 제외한 모든 부동산 관련 비즈니스를 그룹사 내에서 원스톱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대신증권이 지분 100%를 출자한 부동산 신탁사 ‘디에스에이티컴퍼니’에 본인가를 내주는 안건을 의결했다. 디에스에이티컴퍼니는 이달 말 금융위원회 최종 승인을 거쳐 사명을 ‘대신자산신탁’으로 다시 변경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부동산 신탁 관련 비즈니스를 수행할 예정이다.
부동산 신탁업 예비인가를 획득한 업체 가운데 본인가를 받은 것은 대신자산신탁이 유일하다. 이에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신영자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등 3곳에 대한 예비인가를 의결했다. 신영자산신탁은 신영증권이 유진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회사고, 한투부동산신탁은 한국금융지주를 비롯해 우리은행, 현대해상 등 핀테크 업체들이 공동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후 대신자산신탁은 작년 말 김철종 전 대한토지신탁 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한 이후 서울 명동에 위치한 대신금융그룹 본사 19층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지난달 7일 증권사 가운데 일찌감치 본인가 접수를 마쳤다.
대신증권이 ‘부동산 신탁업’ 준비를 속전속결로 마칠 수 있었던 건 그간 대신증권 뿐만 아니라 대신자산운용, 대신에프앤아이 등 거의 모든 계열사가 부동산 관련 다양한 역량과 경험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금조달을, 대신자산운용은 펀드 설정과 운용을, 대신저축은행은 부동산 투자 등을 담당하는 식이다. 대신에프앤아이는 부동산 가치평가와 대체투자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신증권 측은 "자금조달, 자산관리, 시행업까지 부동산 토털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며 "시공업을 제외한 모든 업무를 대신금융그룹 내에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신자산신탁은 대신증권이 지분 100%를 출자한 자회사라는 점도 다른 경쟁사에 비해 강점으로 꼽힌다. 신영자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등은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기 때문에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서도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할 수 밖에 없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다른 경쟁사에 비해 속전속결로 끝낼 수 있다. 또 이미 부동산 사업 관련해서 비즈니스를 영위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도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대신자산신탁은 금융위 최종 인가가 끝나면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부동산 신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이번 부동산 신탁사 본인가는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대신자산신탁까지 가세하면 부동산 신탁회사는 12곳으로 늘어난다. 대신자산신탁은 앞으로 가로주택 정비사업, 도심공원 조성사업, 창업클러스터 조성사업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신탁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대신증권의 판매 네트워크와 우량 고객 풀을 활용해 리테일 상품도 판매할 예정이다.
당국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는 본인가 2년 후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조건을 건 만큼 우선은 관리형 토지신탁 업무를 중심으로 영위하며 차입형 신탁업도 차근차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박순문 신영증권 전무를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한 신영자산신탁은 다음달 중에,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9월 중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본인가 신청 후 한 달 이내에 심사를 종료하고 승인을 완료한다.
신한금융지주가 그룹 내 부동산금융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기 위한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금융그룹 내 경쟁이 치열한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고자 매트릭스 조직을 구성한 신한금융이 이번에는 부동산금융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선제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부동산금융 매트릭스 조직을 신설하기 위해 보스턴 컨설팅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취임 이후 원신한을 바탕으로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등 대형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것도 같은 취지에서다. 특히 지난 4월 아시아신탁을 15번째 자회사로 품으면서 부동산금융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당초 신한금융은 아시아신탁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 그룹 내 흩어져 있는 부동산 부문을 매트릭스 체제로 재편할 계획이었다. 은행과 금융투자, 생명, 캐피탈사의 IB 그룹을 결합한 GIB 사업 부문 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신한은행의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신한리츠운용 등 기관과 리테일 영역에 걸친 부동산 풀 라인업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신한금융의 부동산금융 컨트롤타워는 우선 협의체 성격을 띨 가능성이 크다. 앞서 그룹의 고유자산을 운용하는 매트릭스 조직인 GMS 사업 부문을 신설할 때도 계열사의 관련 부문을 총괄하는 협의체가 먼저 출범했다. 다만 협의체 성격의 조직이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매트릭스 조직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데 따른 조직 내 피로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그런데도 부동산금융의 종합 라이선스 성격을 띠고 있는 신탁사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매트릭스 부문이 출범해야 한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개발신탁은 물론 부동산 신탁의 리테일 상품 개발과 판매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구속력이 강한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신한금융뿐 아니라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부동산금융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고민이 크다. 최근 재개발과 재건축 경기가 조심스럽게 반등하자 부동산신탁사의 수익성이 여전히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미 KB금융지주는 KB부동산신탁을,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자산신탁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금융지주가 국제자산신탁을 품었고, 농협금융지주 역시 부동산신탁사 라이선스 획득에 관심을 보이면서 금융그룹 저마다 부동산금융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해진 모습이다. 한 금융지주 고위 임원은 "금융지주 3곳 모두 부동산신탁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은 리테일 영업으로까지 이어진 곳이 없다"며 "은행이 다수의 판매 채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신탁사가 가진 이점을 100% 활용하지 못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이나 카드를 중심으로 한 대출영업에 갈수록 한계가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동산금융 시장은 새로운 수익원"이라며 "퇴직연금 시장에 이어 부동산금융 시장도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이 부동산신탁업계 진출 시동을 걸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31일 해당 신탁사를 설립했고, 신영증권은 지난 3일 초대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부동산신탁업계에서는 이들에 대해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어떤 차별화된 전략을 펼칠지 주목하고 있다.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은 지난주에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신영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컨소시엄은 지난 3일 신영부동산신탁 발기인 총회를 열고 박순문 신영증권 전무를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본인가는 오는 8월에 신청할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31일 ‘디에스에이티컴퍼니’라는 신탁 법인 설립을 완성했다. 해당 법인 초대 대표이사로는 김철종 전 대한토지신탁 사업본부장이 내정됐다. 지난달 29일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자본금 1000억원 규모의 대주주 출자 승인을 받아 대신증권이 100% 출자했다.
증권사들이 부동산신탁업계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짐에 따라 이들이 어떤 차별화된 경영 전략을 펼칠지 관심사다. 금융지주사 부동산신탁 계열사들과 함께 경쟁해야 하는 가운데 어떤 차별화를 추진할지 이목이 쏠린다.
일단 이들은 IB(투자은행) 부문 강점을 앞세워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을 우선적으로 펼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PF를 통해 일명 ‘부동산 디벨로퍼’의 중요한 참여자가 될 수 있다.
최근 건설업계의 키워드 중 하나인 ‘부동산 디벨로퍼’는 택지 선정에서부터 개발, 과정, 임대, 분양까지 건설사와 신탁사가 추구하는 지향점이다. 모든 부분을 한 번에 추진할 수 있는 건설사와 달리 부동산신탁사는 부동산 소유자에게 토지 신탁을 위임받고 소유자가 원하는 개발 추진할 수 있도록 시공사 선정과 임대·분양 비중을 결정해 디벨로퍼를 추진한다.
대신증권의 경우 이를 바탕으로 최근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 그룹으로 전략을 바꾸고 해당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법인 설립전 김철종 전 대한토지신탁 사업본부장을 초대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6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뉴욕 맨해튼 빌딩두곳에 1227억원을 투자했다. 그밖에 본사 명동 빌딩(2400억원), 위례 부동산, 청담 영업점 등 6000억원 규모의 국내외 부동산 투자를 단행했다.
한편, 부동산신탁업계에서는 이들의 진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숫자상으로 부동산신탁업계가 호황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상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내 11개 부동산신탁사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6% 늘어난 28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금융지주 부동산신탁사 한 관계자는 “숫자만으로는 부동산신탁업계가 국내 경제분야에서 매우 보기 드문 호황”이라며 “그러나 이는 지난 3~4년간 부동산 호황에 따른 후광효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올해 들어 부동산신탁사들이 분양한 단지 중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은 대형 건설사 브랜드가 붙은 아파트 뿐”이라며 “결국 증권사들이 이 시장에 진출할 경우 어려움은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